정확히 이 여행을 갔다온지 1년이 넘었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여행기를 마무리 해본다.
(1년 전의 기억을 더듬으려니....)

어제 과음을 했지만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진다.
현재는 아직 자고있다.
여자들은 침대방에서 자고 나와 현재는 온돌방에서 잤다.
밍기적 밍기적 우도를 떠날 채비를 한다.
서빈백사 빼고는 우도 구경을 제대로 못해서 아쉬운감이 있다.
어제밤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소화기가 터져있었다. 윽!!
대충 정리를 하고 펜션을 나선다.



안녕 우도.


우도를 벗어나 우리는 이제 최종목적지로 향한다.
마치 우리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듯 날씨는 한없이 좋기만하다.
하지만 어제의 과음으로 인한 악마의 숙취에 시달리는 상임이 누나에겐....??


하지만 누나뿐 아니었다.
지나치게 좋은 날씨는 그 동한 흐린 날씨에서만 달려왔던 여자 멤버들에게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이 날 여행중 한번도 바르지 않았던 선크림을 바름.
햇볕이 장난이 아니었다.


휴식 중.


휴식을 마치고 계속 달려본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제주도는 이국적인 오묘한 매력을 풍긴다.
일주도로변의 돌담.


맑은 날씨 만큼이나 길도 뻥 뚫렸다.
여행 내내 느끼는 거였지만 제주도는 자전거 여행에는 최고인 듯.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저렇게 분리해 놓아 안전하게 라이딩 할 수 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멤버들과 살짝 떨어진 틈을 타서 셀카를 시전하지만...
다 구려ㅜㅜ


계속 달리다 보니 오픈아닌 오픈을 하게되고.
굇수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에게 연락을 하고 우리의 위치를 확인시켜준다.
나는 잠시 근처 민가에 들려 물을 얻어서 지칠대로 지친 여자 멤버들에게 돌리고
적당한 그늘을 찾아서 또 다시 휴식을 취한다.
잠시 후 현재가 오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카페같은 것을 찾아보기로한다.
하지만 도로변에 카페같은게 존재할리 만무하다.
어렵사리 바다가 보이는 카페를 찾아낸다.


우왕..나는 물셔틀!


카페 앞에서 오랜만에 한 컷.


카페인줄 알았더니..
가정집 스멜을 풍긴다...
잘못 왔나 싶었더니 가정집을 개조한 카페다.
뭐 그렇다 해도 거의 일반 가정집임...
집에서 쓰는 듯한 컵에 아이스초코를 시켰다.
차가운 도시남자 커피 아메리카노를 먹고 싶었으나.
오로지 단게 먹고 싶었음.


음...


카페를 나서는데 어제 예고 했듯이 이제 현재는 집에 가야한단다.
그래서 카페 즈음 해서 헤어지기로 한다.
고별의 단체 샷.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단체사진인 것 같다.


현재와 헤어진 후 우리는 다시 해안도로로 빠진다.
아무래도 해안도로가 시원할 것만 같았다.
제대로 먹고 달리지 않아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그래서 회나 먹어보자하고 해녀의 집을 찾아본다.


멍게광어해서 만원이었던가 했던걸로 기억한다.
싸다.
근데 맛없다.
입맛이 없을리도 만무하고.
그렇다.

현재가 없다.
이미 가족같이 느끼고 있었다.
와하하 게스트하우스에서 병찬이 형이 사라졌을 때
느끼던 감정하고 비슷한 그런 감정이 몰려온다.
뭔가 허전하다.
모두들 현재가 없어서 아쉽다고 한다.
막내였지만 여행에서 현재한테 의지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아쉬움만이 몰려온다.
제주도와서 처음으로 사먹는 밥이었지만
유쾌한 식사는 아니었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채 해녀의 집을 떠나서 함덕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지도도 없이 찾아왔지만 헤매지 않고 잘 도착했다.
해수욕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는 이곳에서 하루 더 보내기로 결정한다.


일단 오늘 안에 완주를 해야했기에
다시금 함덕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용두암 하이킹을 향해 달린다.
이후 구간은 시내에 근접해서 인지 차도 많고 해안도로와 일주도로를 왔다 갔다하느라 복잡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현재가 없는 아쉬움.
여행 내내 잘 달렸던 누나가 숙취로 인해 상당히 힘들어 했다.
그래서인지 사진도 없다.

힘들게 달리고 달려 우리는 결국 해냈다.
어색한 시작이었지만 결국 완주를 해낸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일이면 끝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상임이 누나랑 나는 자전거를 용두암 하이킹에 맡기고
나머지 빌린 멤버들은 자전거를 용두암 하이킹에 반납하고 함덕으로 가려하는데
용두암 하이킹 김기사님께서 함덕까지 차로 이동 시켜주신단다.
그쪽에 픽업할일이 있어서 가는 길에 데려다 주신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도 감사합니다. 김기사님!)
가는길에 고생했다고 보리빵도 사주시고 이것저것 많은 도움을 주셨다.

우리는 다시 함덕으로 돌아왔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남자인 나는 적당한 숙소를 찾아야했다.
제주도 사는 군대 선임인 호남이를 불러서 만나서 이것저것 정보를 얻고
적당한 가격대의 민박집을 얻는다.
민박집 치고는 에어컨도 있고 여자멤버들도 있기 때문에 방에 딸린 화장실이 필요했는데
화장실+샤워장도 딸려있어서 그냥 이곳으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안전해 보였다.


이름이...

'안전민박'


군대 선임인 호남이.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근데 많이 변했다...)

우리는 숙소를 정하고 잠시 여독을 푼다.

우왕.

오늘은 나보고 먼저씻으란다.
왕언니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오늘은 특별히 먼저ㅋㅋㅋ
좋긴하지만 뭔가 아쉽다.
이상한 기분탓에 샤워하다가 여행용으로 장만한 mp3를 바지에 넣고 빨래해버렸다.
망했다.


폰카라 그런가 초점을 발로 맞춘다.
그래도 속도계 인증!

232km

모두들 씻고 그나마 샤방한 모습으로
함덕 해수욕장을 방황한다.
방황을 마치고 배가 고파서 일단 뭐라도 먹으려고 하던 찰나에
유경이의 적극 추천으로 오분자기 뚝배기를 먹기로 한다.


오분자기 뚝배기+해물 뚝배기+전복죽
이렇게 시켰던걸로 기억이난다.
여행와서 최고가 식사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향한다.
아쉬운 마지막 밤을 달래는데는 또 술이 빠질 수 없다.
감귤막걸리를 찾아 헤맨다.

감귤막걸리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우리는 함덕으로 오는 도중에도
슈퍼마켓만 보면 감귤막걸리를 물어봤다.

결국 숙소앞의 포장마차에서 감귤막걸리를 발견.
안주도 별로 맘에 안들고 해서 술만 따로 구매.
든든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치킨을 시킨다.
치킨집 번호를 몰라서 이것도 엄청 헤맸다.
결국 어렵사리 치킨과 제주 감귤 막걸리를 들이키며
아쉬운 밤을 달래며 완주를 자축한다.

남자셋 여자셋으로 시작한 여행.
이제 남자 하나 여자 셋이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아쉬움과 허전함만이 남는다.
뒤척이며 아쉬운 잠자리를 청해본다.




만남과 헤어짐.
설레임과 아쉬움.




다음에 계속.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