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는 나와서 양구읍 진리의 수타 중국집 동보성으로 아침을 떼우러 간다.
하지만 기대했던 수타면이 아님;;
오전이라 그런지 기계로 뽑은 면이 나왔다.
뭐 그래도 맛은 여전했다.
아침 일찍 출발하려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에
광치쪽에서 등반하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정상에서 가까운 쪽에서 등반하기 위해
일단 팔랑발 버스를 타기로 한다.
(버스시간표 사진은 혹시나 필요하신분은 참고 하시라고...)
양구 터미널 일대.
현역 시절만해도 어둠의 읍내였는데...
간판도 싹 바뀌고 많이 화사해진 듯하다.
'충성사'
현역시절에는 이런 느낌 따윈 없었다. 단지 휴가의 설렘만이...
하지만 이젠 시골버스의 정겨움만이 느껴질 뿐.
같은 버스인데 이렇게 느낌이 달라지다니.
아...토나온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우린 내려도 너무 일찍 내렸다.
이게다 어제 노느라 코스를 대충본탓.
(내가 뭐 그렇지...)
그래도 날씨가 점점 나아지니 기분은 좋다.
그래도 방산 신병교육대에 잔뜩 날아다니던 까마귀에 비하면 요녀석은 왠지모르게 귀티가 난다.
어제 얼핏 생태 식물원쪽에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고 본거 같아서
일단은 생태 식물원쪽으로 이동 중..
터벅터벅...걷고 또 걷는다.
지루함이 묻어나는 저 걸음..
후곡약수터->원당리->양구생태식물원
대충 이렇게 가고 있는 듯하다.낡은 안내도가 왠지 정감간다.
그 중에서 제일 잘생겼던 놈.
마지막으로 큰 오르막을 하나 넘으니 어느덧 생태식물원이 코앞.
일단 들어오자마자 안내도를 확인하고...
생각보다 엄청 걸어온듯...
그나저나 뭐 이렇게 깊숙한 곳에다가 식물원을 만들었는지
사람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현위치와 목적지를 확인한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코스는
현재까지 개방된 등산로 정상을 거쳐 용늪쪽으로 향한다음에 선점중대를 찍고 대암로로 내려오는 코스...
안내도에서 보다시피 용늪 일대와 대암산 정상은 개방이 되지 않은 코스다.
앞으로 개방이 예정된 코스도 람사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받고있는 용늪과
군사시설 지역인 대암상 정상 부근은 비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코스는 원래는 들어가면 안되는 데다 등산로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을터...
하지만 뭐 행보관님한테 대충 허락아닌 허락도 받고 부대에 양해도 구할 각오로 왔으니
일단 등산로가 없더라도 능선상에서 방향만 잘잡고 가면 될 듯하다.
식물원을 통과하면서 등산로쪽으로 향하니
그제서야 사람이 나온다.
(정말 여긴 사람구경하기 힘들다.)
아마도 실종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대암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인원을 체크하는 것 같다.
인원과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우리는 다시 등산로로 향한다.
식물원을 지나치고나니 계곡에 놓인 나무다리가 우리를 반긴다.
본격적인 등산로의 시작이다.
내 위로 고참들이 전역하면서
흔히 우스갯 소리로 양구쪽으로는 오줌도 누지 않겠다고 말하곤 했었다.
어느덧 나 역시도 그러한 말을 하고 떠난 역사속의 전역자가 되어버렸고...
전역자들이 그런 말을 하고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 대암산일지도 모르겠다.
지겹고...힘들고...
나름 군생활을 즐겼음에도
대암산에서 이루어지던 수많은 작업들은
그 당시 나와 우리 부대원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랬던 대암산을 제발로 찾아왔다.
(미쳤지...)
그리고 눈앞의 저 다리만 건너면 대암산과의 또 다른 만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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